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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박사과정 학생으로 살아가기

D+118 주5일 근무자처럼 산다(그러면 안됨)

보리초코보 2020. 1. 22. 07:53

-블로그 쓸 때가 아니면 독일 온 지 얼마나 됐는지 생각 잘 안하는 것 같다. 118일이라니 오랜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사실 가끔 출근 길 트램에서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면 약간 현실감이 없다. 연고는커녕 1년 전 만해도 내가 있을 곳이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한 곳에 서서 몇 달이나 살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오피스 출근하는 평일은 괜찮은데(사실 주3일 출근, 2일 재택이 원칙이지만 집에 있으면 퍼지는 게 일이고 집 책상에만 앉으면 허리에 좋지 않은 싸인이 와서 혼자 주5일 출근러) 주말 양일 아웃오브컨트롤되어서 큰일. 금요일 저녁부터 정신 못차린다. 마치 주5일 출근하는 직장인처럼-_-. 행정적으로야 학교 고용된 워커지만 그이전에 연구자니까 이러면 안 되는데. 얼마 전 지도교수님이 모 팀원이 일요일까지 모처에 투고할 리뷰 에세이 회람 예정(알림 및 푸시 무서워)이라고 메일에 쓰신거 보니까 정신이 번쩍 났다. 유러피안들이 워크-라이프 밸런스 중요시해봤자 그것은 보통의 워커 이야기이고요 유럽이든 어디든 연구자는 주5일 할 수 없다는 거슬...지속가능 차원에서 주7일은 무리래도 주6일은 지키려고요. 

 

-세미나 데이엔 좀 디프레스드되는데(영어 스피킹의 문제+스터디 부족의 문제) 오늘 세미나는 나쁘지 않았다. 한국 기술사로 리뷰페이퍼 쓰고 싶단 생각은 내내 있었는데 리뷰할 페이퍼가 없잖아요 ㅇ<-<에서 항상 막혔는데 오늘 아이디어 얻은 듯. 물론 그럴람 롸이팅에만 에너지 쏟으면 안되는데. 그리고 약간 리뷰페이퍼의 허들 높지 않나(물론 연구 아티클도 쉽지 않지만) 생각했는데 좀 편하게 생각할 필요 있지 않나? 오피스 동료들 다들 잘하고 스페셜 이슈나 각자 네이티브인 지역 리뷰 페이퍼 쓰는 거 보고 나는 뭐하고 있나 많이 우울했는데(지난 포스팅에도 쓴 것 같지만),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걸 하고, 또 나랑 비슷한 관점인 연구자가 별로 없다는 생각에 뛰쳐나온 것도 크니까 my own term과 관점을 제시하면 되지 않나? '현재'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한국학회지에 실리는 서평들 영 별로. 필드 불문 잘 요약하고 매우 좋은 책이며 이러이러한 필드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식 서평의 의미 잘 모르겠다. 특히 어지간한 한국어 모노그래프 읽기만 하는 건 3-4시간이면 다 되지 않나?  참고로 이건 비단 제 개인의견이 아니라 서평에 정통한 국문학 전공의 ㅊ선생님께서도 말씀하신바로서("요즘은  학술적 서평이라고 할만한 게 없어요.")....아무튼 그 와중에 땡땡님이 공유해준 ㅇ선배님 서평 너무 좋아서 읽고 소리지름. 저도 한 편의 서평 내에 애정과 유의미한 비판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약간 딴 얘기이면서 비슷한 맥락인데 사람들이 이런이런 연구를 했고 어떤 트렌드가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한글 리뷰 페이퍼도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서 분명 의미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노잼이며 각이 살아있는 쌤 리뷰페이퍼 읽고 다시 소리지름. 아 쌤 빠순이 벗어날 수 없다 정말ㅋㅋㅋ(기승전쌤찬양)

 

-구술사 온라인 렉쳐 안듣기로 했다니까 교수님이 잘했다고 ㅋㅋㅋ아니 그럼 요전날 얘기 꺼냈을 때 쎄게 말해주시지 흑흑. 한국 쌤께선 말을 거르지 않으셨는데(쌤의 명예를 위해 덧붙이자면 연구 한정) 독일 지도교수님은 젠틀맨이셔서(쌤의 명예를 위해 또 덧붙이자면 쌤도 젠틀...맨.....) 좀 네가티브한 반응은 뉘앙스를 좀 잘 캐치해야 하는 것 같다. 근데 쓰고보니까 이건 덜 수직적인 분위기 덕분일지도. 강요하지 않는 독일 겨스님

 

-독일어 코스 시작했는데 A1이상은 안 들을듯. 아주 노잼은 아닌데 여기에 시간 쏟는 것보단 영어에 시간 들이는 게 더 이득이라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엄청 열심히해서 독어 문헌 읽을 것도 아니고.  독일 문헌 필요하면 차라리 독일 연구자랑 코웍을 해(영어로....). 하여튼 그래도 뭐 인터레스팅한 경험이고요 저는 외국어 학습을 그 자체로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 

 

-발목 빨리 안 나아서 슬프다. 진작 크림도 바르고 발목 보호대도 살 걸 30대의 자가 회복력을 과대평가한 것 같다 흑흑. 아 수영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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