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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박사과정 학생으로 살아가기

D+70 나를 구원한 마라탕

보리초코보 2019. 12. 5. 06:46

이번주 정말 실패의 연속이었다. 

1 Even though my advisor expanded the deadline for my writing to this Tuesday from last Thursday the time when I was supposed to send my wring to him originally, I couldn't finish it. During the weekend I didn't write by the reason of unexpected moves. On Tuesday, my second deadline, I sent about 4,200 words that were less half of a whole chapter that I aimed.  In the morning on Tuesday, when my advisor came to greet my office, as usual, I felt shame, and he patted my shoulder with a smile.  Though he said "nice!" about my writing during our discussion about my chapter, I am not sure whether my writing is really nice or he is so nice. In addition, I don't know why I am writing this post in English.....박사과정 진입한 이후로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알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언제나 나이스 해피 같은 어휘가 흔히 쓰이는 곳이기도 하고 지도교수님 정말 이름 그대로인 분이기도 해서(하지만 얼마전에 정말로 화내는 걸 보긴 했다. 평소 너무 나이스퍼슨이어서 엄청 오싹했음),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영어 라이팅 수준 감을 못 잡겠어서 헤매고 있다. 잠깐. 영어가 문제가 아니라 내러티브가 중요한 건데 진짜 얼른 영어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아무튼 어떤 속뜻이든간에 나이스는 그냥 나이스라고 믿고 꾸준히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만. 네트워킹도 해야 하고 좋은 책과 글들도 더 많이 읽어야 되는데 라이팅하는 걸로만 이렇게 헤매고 있고 후...새삼 까마득하게 느껴진 하루였다. 프로포절이든 과제든 제대로 못 잔 채로 마감하고 나면 언제나 기분이 안 좋긴 하지만요. '더 잘 쓸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 안 들게 "꾸준히" 가 답이란 걸 알지만. 애니웨이 12월까지 정말로 주당 3000워드 쓰는 사람 되어야지. 

 

2 아무튼 그래도 화욜에 스스로한테 수고했다고 퇴근 하면서 장 왕창 봐왔는데 정말 처절하게 실패. 

2.1. 베이컨 비스무리를 구웠는데 이건 베이컨이 아니고 소금이어서 씹다가 뱉었다 정말. 아니 이걸 어떻게 먹죠? 독일인들의 염분 역치 도대체?

나의 요리부심 바사삭 된 날(근본적인 재료 문제가 있긴 하지만)

2.2 (장보기는 아니지만) 저거 먹고 좀 상심한 채로 아마존에서 주문한 HDMI 케이블 뜯어서 스위치-모니터 연결하려고 보니까 스위치 본체에 HDMI포트가 없지 뭐에요?! 포트 충전 독에 달려 있는 거였다. 포트 확인도 안 하고 달랑 본체만 들고 온 나 멍충이, 포트 확인도 안 하고 냅다 HDMI 케이블 주문한 나 멍충이....이런 식으로 기분은 점점 가라앉아 가고.  

아무튼 빨리는 왔다

2.3 여기서부터 오늘(수)인데, 결국 어제 밤에 굽고 오늘 상태를 확인한 브라우니는 실패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박력분 따로 사기 싫어서 브라우니 믹스에 크랜베리랑 초콜릿(100g) 넣었는데 하....이렇게 기분나쁘게 달 수가 없다. 설탕에 절인 크랜베리를 너무 많이 넣은 듯. 아예 덜 단 초코(카카오 70% 같은 것) 넣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리트라이 할지 모르겠네. 제빵은 어려워

 

3 한국 계좌랑 연결된 신용카드를 계속 쓸 순 없으니까 독일 아마존 비자카드 신청 후 비디오로 신분 인증 하다가, 상담원한테 "Can you speak English?" 소리 들었다 너 진짜 영어 할 수 있는 거야? 이런 뉘앙스가 팍팍 느껴지도록 햐....첨 통화 할 때부터 영어로 했는데 중간에 내가 못 알아들으니까 저러더라고요. 몇번 더 말하더니 쏘리도 없이 걍 커넥션 끊어서 맘상했다. 교수님이나 동료들, 그리고 교직원들이 그간 상냥했구나 싶기도 하고 아니 그렇다고 저렇게 짜증내면서 말할 필요가 있나?? 새삼 서러워서 마음 속으로 광광 움. 상담원이 상냥한 영어 교사가 될 필요는 없지만 그렇게 말할 필요도 없자녀 참내. 암튼 아마존 신용카드 한도가 디폴트 200유로밖에 안 되기 때문에 나중에 뱅기표라도 결제할려면 신분 인증 해야 하긴 한다. 으. 

 

4 드디어 마라탕 얘기. 아무튼 이상의 일로 기분이 다운 또 다운되어 있다가 힘내서 조깅도 하고 장도 봐 왔다. 짜증나니까 매운 거 먹고 싶더라고요. 어쩔 수 없는 내 안의 K 유전자. 다행히 마라탕 끓였는데 딱 내가 생각한 그 맛 나서 기분 좋아졌다. 이렇게 글로 쓰고 보니까 1-3까지 내가 생각한 수준/방식으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나 정말 스트레스 엄청 받는구나. 저는 단기적 resilience 정말 형편없는 사람.... 하지만 또 막상 쓰고 나니까 별거 아닌 일이었잖아 싶기도(장기적 resilience는 좋은 건가?). 오오 글쓰기의 성찰적 효과. 그리고 새삼 내가 의도한 대로 되는 작은 task들을 주변에 심어놔야 한다고 느꼈다. 성취감을 좀처럼 충족하기 어려운 박사 과정 학생이라면 특히. 

내가 생각한 대로 된 마라탕 휴휴. 근데 마라탕 냄새 언제 빠질까? 꽥

5 남은 목금토 잘 보내고 일요일엔 좀 더 성취감으로 채운 근황 보고를 하겠어요. 마무리는 마음에 든 새벽 창 밖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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