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보리초코보

독일에서 수영하기 본문

Germany/독일 생활 정보

독일에서 수영하기

보리초코보 2019. 12. 9. 02:43

수영장 가기 전에 나 자신이 열심히 구글링한 기억이 나서 정보 공유 차원에서 써 둔다. 

한국 수영장이랑 독일 수영장이 다른 점 위주로.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한 우리동네 수영장 구조도. 

설명의 편의를 위해 수영장을 엄청 작게 그렸다

 

1~3. 입장

우리 동넨 사람이 아니라 자동판매기가 있다. 자동판매기에서 토큰 구입 후 개찰구 머신에 토큰을 넣고 입장. 

개찰구는 구식 지하철 개찰구같이 생겼다. 우리동네의 경우 수영 1회에 4.2유로(목), 5.1유로(금) 10회 이용권은 34.50유로. 

금요일은 비싼 대신 물이 따뜻합니다......뜨신물 비용이라니 독일다운 것

토큰은 이렇게 생겼다.  1회권이나 10회권이나 비주얼은 똑같은데 작게 E라고 써있고, 결정적으로 다른 건 안에 들어있는 칩이겠죠?

이따 손톱깎아야지....

 4. 탈의실

한국과 독일 수영장의 제일 다른 점 아닐까?

성별 구분이 따로 없고, 문이 양쪽으로 열리게 되어 있어서 한쪽은 바깥 복도에, 한쪽은 락커룸-샤워실과 연결되어 있다. 

탈의실 내 바형 선반을 내리면 양쪽 문이 다 잠기게 되어 있다. 첨에 봤을 때 좀 감탄. 

옷을 벗고 수영복으로 환복. 자 이게 뭘 의미하냐면 샤워를 하지 않고 수영복을 입는다는 사실이지요...

한국은 수영장 들어가기 전에 샤워 안하면 아주머니들한테 혼나는데.

수영복을 입은채로 짐 보따리를 들고 락커룸과 연결되어 있는 쪽 문을 엽시다. 

 

5-6. 락커룸과 샤워실

수건('큰' 수건)이랑 샤워 용품 꺼낸 락커를 잠급시다. 락커는 2유로를 넣어야 문이 잠긴다.

구글링해본 결과론 여기 말고도 거의 코인락커인듯?

밴드형으로 되어 있는 락커 열쇠를 몸에 착용하고 샤워실을 거쳐 샤워실과 연결되어 있는 수영장 문으로 나갑시다.

저는 좀 찜찜하기도 해서 수영복 입은 상태로 샤워실에서 한번 헹구고 나가는 편.

 

7. 레인 구분

수영장에서 걷거나 해파리처럼 떠서 놀면 죄악시되는 한국과 달리 ㅋㅋ

독일에선 한국처럼 쉼없이 수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가는 수영장은 딱 한 레인만 한국 스타일로 왕복 수영하도록 두고 

나머지는 <염소의 맛>에 나오는 수영장처럼 편히 둥둥 떠다닐 수 있도록 해 뒀다. 

영국인 선생님이랑 수영 얘기 한 적 있는데, 거기도 염소의 맛처럼 별도 레인은 없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독일이 특이한 건가? 

하지만 어디나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비슷해지는 것 같다. 

안 쉬는 레인 사람들 보면 한국이랑 비슷하게 수모 수경 다 착용하고, 패들이나 풀부이까지 들고 온다.

(남자의 경우는 수모 잘 안 착용하지만. 

이곳에서 수모의 목적은 한국처럼 머리카락이 수영장 물을 오염시킨다가 아니라, 내 수영에 방해되니까 쓴다는 느낌)

나머지 사람들(대부분 어르신)은 한가롭게 물에 둥실둥실 떠 있다. 

내 경우는 1킬로미터쯤 허덕대면서 진지한 수영러들 사이에 껴서 수영하다가 

레인 옮겨서 10분쯤 물놀이하다 나온다. 플립턴 연습하거나 입영 연습. 입영은 진짜 연습 ㅋㅋㅋ....

이번주 수영갈 때는 입영 동영상 보고 가야지. 

 

꼭 챙길 것.

왕수건-

첨으로 수영장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독일 수영장 갈 때 큰 수건 가져가야 한다고 어떤 분이 썼더라.

감이 안와서 음 뭐지 하면서 일단 큰 수건을 챙겼다. 

하지만 (저 구조를 보면 알겠지만) 남녀 분리 샤워실-탈의실 연결형이 아니기 때문에

수영하고 나서 샤워 후 락커룸-탈의실까지 벗은 채로 공용 복도를 지나가야 한다. 

큰 수건 안 챙겼으면 클...날 것 까진 없나? 아냐 그래도 전 유교녀이므로 수건 안 챙겼음 좀 곤란했을 것 같다. 

수영 다니면서 보니까 어떤 분들은 아예 샤워가운 가지고 다니던데 

부피도 크고 (비싸기도 하고)

아웃도어나 운동용으로 나온 마이크로파이버 수건을 샀다. 가볍고 작고 좋다.

 

챙기면 좋을 것

슬리퍼-

플립플랍이나 한국 학교에서 신는 플라스틱 실내화. 

탈의실 - 샤워실 - 수영장 이동 구간에 착용하면 좋다. 

뭐 드러워서 그렇지 안 착용해도 되지 않을까? 

맨발로 다니는 사람 쬠 있고 저도 원오브 뎀이긴 하다. 짐 늘리기 싫여.

아무튼 용도가 저렇다보니까 독일엔 한국에선 '실내화'라고 불리는 슬리퍼들을 수영용품 코너에서 발견했을 때는 웃었다.

 

기타 감상

레인은 25미터 길이인데 수심은 절반이 2미터 이상이다. 

베트남 놀러갔을 때 호텔 수영장이 작지만 수심이 깊어서 신기했는데 그냥 유럽형이었던 것이다.

한국 살 때 다녔던 학교 수영장도 꽤 좋은 편이었는데 

작아서 그렇지 여기도 꽤 좋다. 깨끗하고, 1층에 위치해 있는 한 쪽이 유리창으로 트여 있어서 답답한 느낌도 별로 없다.

한창 수영 열심히 할 때 서울 수영장 여기저기 다녔는데 한국 수영장은 대부분 엄청 페쇄적으로 생겼다. 

그래서 천장이 트여있었던 학교 수영장이 정말 러블리했던 거지만.. 

아무튼, 여기도 한 레인에 사람이 많아지면 피곤해지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오픈 시간 맞춰서 가려고 노력중, 인데 쉽지 않다. 

7시 오픈에 7시 30분쯤 도착하면 열혈 수영러 레인에 한 3-4명쯤 같이 수영하게 된다. 

그리고 수영장 목-일요일에만 오픈함 흑흑.

 

그리고 예상하겠지만 탈수기가 없다. 

내 수영복은 소위 탄탄이로 불리는 물 잘 안 빠지는 수영복(아레나의 터프수트)이라서 좀 괴롭다. 

이번 수영복 낡아서 바꾸게 되면 아마 (못생긴 ㅠㅠ) 폴리에스터+폴리우레탄 수영복을 사게 되지 않을까?

 

아 어떻게 끝내야하지? ㅋㅋㅋ

드라이기 사용 무료고요 근데 가정용 드라이기 아니라 화장실용 손 건조기 같은 거여서(아 잠깐 똑같은 건가?) 스타일링은 못한다.

어차피 저는 스타일링 안하지만. 무념무상으로 틀어놓고 더운 바람에 머리를 맡기고 있으면 너무 좋아서 정신까지 맡기게 됨ㅎㅎㅎ

그리고 이번주 목요일엔 꼭 오픈 시간 맞춰서 수영장 가야지!